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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눈처럼 쏟아지는 조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2017.01.16 13:47  

 

어느덧 또 한 해가 지나는 시점이다. 삶의 여정을 돌아보면서 조부님 시문집을 들춰 보았다. 조부님과 관련된 자료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났다. 특히 조부께서는 나를 무척 아끼셨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조부께서는 내가 세 살 때 세상을 떠나셨다.
 
내가 철이 들었을 때 들은 이야기인데, 손자인 내가 태어났다고 조부님께서는 선비의 체면 손상에도 크게 개의치 않고 나를 거의 품에 안고 사셨다는 것이다. 나를 안고 동네를 두루 다니시면서 늘 기뻐하시며 자랑하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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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탄생을 이렇게 좋아하셨던 조부님께서 내 나이 세 살 때 세상을 떠나신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나는 이렇게 나를 아끼고 사랑하셨던 조부님을 평생 그리워했다. 왜냐하면, 매우 뛰어난 학식과 인품을 지니셨던 조부님의 도움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내게는 늘 허전함으로 자리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안타깝게도 아버님도 내가 일곱 살 때 세상을 떠나버리셨다. 내게는 가혹한 일이 계속되었다. 어머님마저도 내가 열살 때 세상을 떠나셨다.
 
이런 과정에서 조모님은 혹여 내가 약해질까 봐 늘 나를 격려하시며 용기를 북돋워 주셨다. 조모님은 나에게 아버지요, 어머니와 같은 분이셨다. 1982년 돌아가신 조모님을 생각하노라면 지금도 시린 가슴에서 그리움이 전설처럼 흰 눈으로 고요히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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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우리 집안은 씨족 중심의 마을에서 살았던 덕택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대대로 이어 온 집안의 전통으로 인해 우리 집에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다. 이 가운데에는 민족 문화 유산적으로도 매우 가치 있는 물건도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집은 동네에서 방앗간을 운영했다. 방앗간은 동네 사람들의 많은 소식이 오가는 장소이기도 했다. 방앗간은 오늘날 플랫폼사업과 같은 역할도 감당했던 곳이다. 우리 집은 방앗간 운영으로 비교적 살림이 넉넉했고, 조부님께서는 훈장을 지내셨으니 지적으로 좋은 평이 나 있었다.
 
조부님과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다는 안타까움이 나를 힘들게 했지만,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었다. 조부님의 학문적 배경 덕택에 우리 집에서는 늘 책을 가까이할 수 있었다. 중·고교를 다니면서도 조부님께서 물려준 지적 영향은 나를 지키는 힘이 되었고 늘 자부심을 안겨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이 바로 가풍이고 개인을 넘어서는 가문의 숨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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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언어학자이고 철학자였던 훔볼트는 개인의 인성이 사회의 인성을 형성하는 바탕이라고 했다. 한 개인은 사회와 유기적이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내 안에는 조부님의 피가 흐르고 있듯이 조부님의 정신도 존재한다.
 
유구하게 흘러온 가문의 피와 정신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 왔다. '나'는 이런 모든 것을 의미한다. 유유히 흘러온 영원한 삶의 숨결이 바로 오늘의 나와 나의 인생이다. 누구도 단절된 세계를 형성할 수는 없다.  
 
 
나의 조부모님이 지녔던 지적 세계와 삶의 여정은 오늘 나에게 평온하게 온고지신되고 있다. 오늘 조부님의 시문집을 보노라니, 조부님과 조모님의 사랑이 내 마음에 함박눈처럼 한없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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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고향을 떠나 화성에서 둥지를 틀고 있다. 4남매의 아버지가 되어 복된 삶을 살고 있다. 이 모든 힘의 원천이 조부님의 지적 역량과 조모님의 사랑이다.
 
두 분의 삶은 면면히 이어온 그 윗세대들의 결실이었으리라. 나의 삶에도 세대를 이어 내려온 조부모님의 숨결이 고요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아! 내 자식과 손자들도 나에 대한 그리움을 고요히 내리는 첫눈의 아름다움처럼 행복하게 추억하며 아늑하게 그려낼 수 있기를 참 마음으로 소망해 본다.
 
권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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