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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들이여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이 시대를 아름답게 물들이자

 
2017.01.01 20:30  

 

‘화성시남부노인복지관’이 개관되어 7년이 지나고 있다. 그간 다양한 복지혜택은 물론, 어학, 스포츠, 음악, 미술 등 50여 개의 강좌를 통해서도 노년의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지원해 주었다.
 
무엇보다도 2015년 10월 인문학 강좌가 처음으로 개설되어 관심이 집중되었다. 한두 번의 특강이 아니라, 노인복지관에서는 처음으로 정규 강좌로 개설된 강좌라서 모두가 성공적인 운영을 소망했지만,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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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간의 출발은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홍보도 부족했고 정규 개강과 다른 시기에 출발했지만, 적지 않은 인원이 모였다. 수업에서의 집중도는 매우 높았고 점점 더 열기가 뜨거워졌다.
 
지금은 40여 명의 수강생으로 강의실이 꽉 찬다. ‘이야기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수업 시간 내내 어르신들의 박수와 웃음이 넘치는가 하면, 때로는 깊은 철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상상력의 세계로 빠져들기도 한다.
 
강의를 담당하고 협력하는 두 분의 열성과 노력으로 2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린다. 그만큼 이 시간은 시니어들의 지적 갈증을 해소하며 행복을 창출함으로써 만족감과 치유를 제공한다.
 
부족한 내가 반장으로 섬기며 나름대로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이 강좌를 ‘인문학 열차’라고 한다. 지도 교수는 기관사가 되고 40여 명의 어르신이 차장이다. 우리는 앞으로 전국의 많은 어르신을 승객으로 모시고 아름답고 멋진 인문학적 상상력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이런 날을 꿈꾸며 우리는 모두 자부심 가운데 각자의 임무에 지극 정성을 다하며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처음에는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배워 나갈 것인가를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의 열성적인 의지와 활동으로 지금은 KTX 특급열차 못지않게 씽씽 달려가는 ‘인문학 열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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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인 나는 어르신들에게 글쓰기를 독려한다. 어르신들의 삶은 빛나는 글을 만드는 원석이니, 자신 있게 펼쳐 놓아보라고 용기를 북돋는다. 처음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더니 점차 글을 써서 발표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행문, 시, 수필 등 글의 종류도 다양하다. 어르신들이 쓴 글의 발표를 듣고 있노라면, 인문학반 한 사람으로서 큰 감동을 하게 된다. 감사함이 밀려오고 힘이 솟아나며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그래, 시니어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 봄에 피는 꽃보다 가을의 아름다운 단풍잎으로 곱게 물들어 가고 있다. 우리는 인문학 시간을 통해서 이것을 증명해 보인다.
 
아직도 글쓰기를 주저하시는 분들께는 다양한 방법으로 잠재된 내용을 분출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비유하자면 이미 잉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만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어르신들이 쓴 글은 평생의 경험을 출산한 창작이기에 우리만 듣고 본다는 것은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것을 모두가 공유함으로써 더욱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데 마음을 모았다. 이를 위해 1학기 내 출판하기로 계획하고 역할을 분담하여 아름다운 첫 결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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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은 책이요, 도서관이며 삶의 길잡이가 된다’는 것을 전국에 알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렌다. 이 일이 우리에게 맡겨진 시대적 소명이라고 여기며 이것을 통해 대한민국을 더욱더 아름답게 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는 의욕을 불태운다.
 
인문학반에 나오는 어르신들은 60대 후반에서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일제강점기, 6·25동란을 극복하고 잘살아 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던 사람들이다. 독일 간호사와 광부로 나갔고 월남전에도 파병되었다. 중동 건설현장의 모래바람 속에서도 기꺼이 땀을 흘렸다. 그래서 이렇게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이루어 놓았다.
 
어르신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룩한 선구자요, 애국자로 존경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이것을 수동적으로 해석해 대접받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후대에 남기자는 것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인 해석이다. 이것이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온고지신하는 정신이요, 출판을 추진하는 취지다.
 
지금 우리는 왕성했던 청춘을 뒤로하고 물러나 있어야 한다는 통념을 걷어내고 가장 멋진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으니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이제 우리는 ‘잘살아 보세’를 ‘어르신답게, 보람 있게, 아름답게 살자’로 바꾸었다. 우리 복지관 ‘인문학 열차’가 그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노년이라서 무언가를 결실하려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현재라는 인식에서 더욱더 왕성하고 아름다운 꿈을 펼치며 결실하는 보람을 누리자는 것이다. 노년이여, 인문학적 상상력에서 새롭게 타오르는 그대의 열정으로 이 시대를 아름답게 물들이자.
 
배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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